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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윤선 "재즈와 국악 닮았죠"…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2016-05-27 19:13:38

 


 

나윤선 "재즈와 국악 닮았죠"…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재즈의 도드라진 특성은 즉흥성과 변화다. 흥이 나는대로 취할 수 있는 국악과 맥락이 통한다.  


한류스타 재즈보컬 나윤선(46) 역시 23일 오전 광화문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즈랑 국악은 즉흥으로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눈을 빛냈다. 

작년에 대금을 부는 친구가 프랑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신에게 연락해 "내가 프랑스에 가는데 뮤지션 한 명만 소개해달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프랑스에 없던 시기라 전화번호만 줬다. 플루트를 부는 친구를 소개해줬는데 혼자 연락하고 가서 두 명이 5시간 동안 잼(즉흥 연주)을 했더라. 공연을 3개나 기획하고 영상까지 만들어 자기네들끼리 하고 있더라.(웃음)"

두 가지 장르가 어울리는 점이 있구나 생각한 계기다. "최근에 만난 우리음악 하시는 분들 역시 외국 뮤지션과 협업에 대해 단 1초의 주저함 없이 하겠다고 했다. 국악하는 친구들도 그런 것(재즈와 통한다)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재즈와는 뭔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나윤선은 올해 6회째를 맞이하는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의 '여우락 페스티벌'(여기, 우리 음樂(악)이 있다)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한국음악에 뿌리를 둔 '우리 음악' 축제다. 2010년 출발해 그간 월드뮤직그룹 공명, 바람곶, 들소리, 토리앙상블 등 해외무대에 진출해 인지도를 쌓은 한국음악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장식했다. 

지난 15년간 유럽을 주 무대로 활동해온 나윤선은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을 비롯한 유수 국제 재즈 페스티벌과 뉴욕 ‘블루노트’ 등에 초청받으며 명성을 쌓았다. 2009년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인 슈발리에 훈장을 수훈했고, 2013년에는 프랑스 샤틀레 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열어 전석 매진과 함께 15분간 관객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2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폐막 공연에서 조수미, 이승철과 함께 '아리랑' 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쉼 없이 달려온 그녀는 한 해 100여 차례가 넘는 해외 공연 일정으로 국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지 않다. 올해는 공부와 휴식을 위해 과감히 공연 투어 일정을 잡지 않았다.

자신의 정서적 뿌리인 우리 음악을 좀 더 가까이서 접해보고 싶다는 이유였다. "올해를 공부하는 시간으로 삼고 싶었다.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공부들, 특히 개인적으로는 국악을 공부하고 싶었다. 정가(正歌)를 배우려고 알아보는 중이었다. 외국에서 공연할 때마다 '네 소리는 한국 음악에서 나오는 소리니?' '따로 테크닉을 배웠니?' 물어보더라. 한국 사람 소리가 뭔가 다른가, 생각하게 됐다. 새로운 발성, 테크닉을 배우게 되면 좀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기대감이 들었다. 그러면서 재충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안호상 국립극장장이 나윤선에게 '여우락' 예술감독 직을 제안했다. 수차례 고사했던 나윤선은 "마음대로 하라"는 안 극장장의 말에 마음이 돌아섰다. 

"사실은 우리 음악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 근데 안 극장장님이 역발상을 하셨다. 극장장님 오시고 국립창극단이 미국, 독일 연출가와 새로운 것을 풀어내지 않았나. 우리 음악과 닮은, 즉흥이 가능한 재즈로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하셔서 고민 끝에 하게 됐다."

'여우락' 지난 3년은 재일동포 2세 음악가인 양방언이 이끌었다. "무척 부담된다"고 머리를 긁적인 나윤선은 "기존까지는 우리 팀만 봤는데 이제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도 필요하더라"고 했다. "공연들의 연계성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무대 위에서만 아니라 중간과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터라 많이 배우고 있다. 학생이 된 것 같다(웃음). 뮤지션들은 더 많은 자유를 줬을 때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낸다.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지만 새로운 만남으로 창의적인 것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나윤선이 프로그램을 꾸린 이번 여우락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무대는 '2015 초이스(2015 Choice)'다. '올해의 연주자'로 선정된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이 주인공이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명되는 시인 고은과 국악그룹 '불세출'이 함께 하는 낭독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핀란드의 피아니스트 이로 란탈라 등 '여우락' 최초의 외국 뮤지션 라인업이 포함된 '믹스&매치(Mix&Match)' 역시 주목할 만하다. 

나윤선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인 '아리랑'도 빼놓을 수 없다. 나윤선과 8년째 호흡을 맞추는 기타리스트이자 '나윤선 콰르텟' 멤버인 스웨덴 출신 울프 바케니우스가 약 5년 전에 아리랑을 편곡한 뒤 이를 부르면서 그녀의 인생에 아리랑이 포인트로 떠올랐다. 강원도아리랑·정선아리랑·진도아리랑을 주로 부른다. 해외 공연에서 최고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외국 분들이 아리랑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너무 궁금해 바케니우스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자신이 하는 음악도 스웨덴의 민속 음악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하더라. 재즈 뮤지션들, 특히 북유럽 분들이 자신들 민속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스웨덴의 팝그룹) 아바 같은 팀이 나왔구나 생각했지. 그래서 책임감이 들었다." 

나윤선은 오래전부터 민속 음악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2010년 발매한 7집 '세임 걸' 첫 번째 트랙 '마이 페이버리트 싱스(My Favorite Things)'는 나윤선이 '엄지 피아노'라고 불리는 아프리카의 토속 악기 칼림바를 연주하며 노래했다.  

국악뿐 아니라 세계의 민속 음악 자체의 힘에 대해 "생명력"이라고 짚어냈다. "영국 민속 음악은 멜로디가 쉬워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다. 젊은 뮤지션들이 아직 연주하고 있다. 나도 외국 뮤지션과 작업을 할 때 민속음악 한 곡씩을 꼭 부탁받는다. 기존 스탠더드 재즈, 새로운 곡보다 뭐랄까. 바로 전해지는 감동이 빠르다. 민속 음악이 가지고 있는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세임걸'에 실렸던 '강원도 아리랑'을 듣고 노래를 만들었다며 해외 뮤지션 2명이 내게 음반을 보내기도 했다. 새로 만든 곡보다 민속 음악에 훨씬 더 감명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감독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나윤선은 그간 가장 인상 깊은 페스티벌로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재즈 인 막시악 페스티벌(Jazz in Marciac Festival)'을 들었다. 매년 7월에 열리는 이 페스티벌에는 윈튼 마샬리스, 바비 맥퍼린, 다이애나 크롤 등 재즈 거장들이 대거 출연한다.

"현지 마을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재즈를 아주 좋아해서 친구들과 자그마하게 만든 페스티벌이 시작이다. 재즈 학교가 생겼는데 거기 학생들은 가만히 있어도 마샬리스 같은 거장에게 마스터 클래스를 받는다. 자그마한 아이가 눈을 감고 블루스를 부르는 곳이다. 그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이제 프랑스 재즈 신을 주도하는 아이들이 됐다. 여우락을 통해서 다양한 음악을 접해본 아이들이 커서 우리 음악을 하고 길을 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윤선을 '여우락' 음악감독으로 선임한 것을 자랑하고 싶었다는 안 국립극장장은 "90년대 말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걸 보고 독특하고 세련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여우락도 조금 더 세련되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국 활동이 많은 분이라 국악을 세계에 알릴 기회도 더 생길 것 같다. 나윤선은 재즈 아티스트가 아니라 그냥 나윤선이다. 소리만으로 감동을 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여우락'은 디렉터스 스테이지, 2015 초이스, 믹스&매치, 센세이션 등 4개의 테마 아래 총 14개의 공연을 준비한다. 27일 1차 라인업을 공개한다. 14개의 공연을 14만원에 제공하는 '슈퍼얼리버드 패키지 티켓'은 100세트 한정이다.

7월 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장충동 KB청소년하늘극장, 달오름극장, 별오름극장. 남궁연, 죠슬렝 미에니엘, 숨, 프렐류드. 전석 3만원. 국립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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